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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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을 위한 힐링서적

대학원 생활은 고민의 연속이다. 연구, 생활, 진로 등 다양한 주제들로 오늘도 고민하고 있을 대학원생들에게 전공책 이외의 책을 읽을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다. 한 캔의 맥주로 오늘 하루를 마감할 대학원생에게 읽어볼만한 책 한권을 자신있게 추천한다.

박사과정 5학기에 접어든 필자는 두가지 걱정거리가 있었는데, 모박사님의 추천으로 접하게 된 이 책을 읽으며 큰 도움을 받았다.

  1. 어떻게 졸업을 준비해야할지
  2. (막연하지만) 나는 대학원 생활을 잘해나가고 있는건지

책의 저자는 총 3명으로 각각 대학원생(엄태웅님), 박사(최윤섭님), 교수(권창현님)의 관점에서 대학원 생활을 서술한다. 내 경우에는 박사님과 교수님의 서술 내용에서 내 걱정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었다.

무섭게도 뒷표지에는 “대학원 진학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이라고 적혀있다. 필자의 대학원생활은 이미 너무 멀리와버렸기에 “혹시 나는 너무 늦은게 아닌가” 라는 걱정이 앞섰다. 지난 몇년간의 연구실 생활이 헛되게 보냈다는 얘기는 읽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도 저자들이 높게 평가하는 대학원생의 자질은 그 생활을 버텨내는 끈기다. 이 책은 대학원 입학 전의 독자들이 얻는 정보와, 대학원생들이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지난 대학원 생활을 돌이켜 생각해볼 수 있는 관점을 모두 담아내고 있다.

누구라도 늦지 않았다. 일독을 권한다.

1. 나의 대학원 생활은 어디로 가는가

교수도 잘 모른다. 교수가 멍청해서 잘 모르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잘 모른다. 그래서 연구다. 그런데 교수가 잘 알게 되어야 학생이 졸업한다.

보통 박사 졸업에는 5~7년이 걸린다고 한다. 석사 2년을 제외하면 박사과정은 3~5년이 소요된다는 얘기다. 박사과정 5학기에 들어서니 졸업에 대한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

대학원은 교수-학생 간의 도제식 시스템이기에 교수의 인정을 받아야한다. 그래서 박사과정에 복귀한 지난 1년 동안, 나는 교수의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했다. 그러나 지난 달 아직 졸업은 먼 이야기라는 교수님의 답변을 듣고 많은 고민에 빠졌다. 더 무엇을 증명해야하는가? 이 책은 그 답을 알고 있었다.

박사로 졸업한다는 뜻은 대학교 졸업과는 사뭇 다르다. 정량적인 학점과 졸업기준을 만족하더라도 앞으로 박사로 살아갈 준비가 되지 않으면 졸업이 가능할리 없다. 저자들은 박사가 갖춰야할 핵심 자질을 풀어서 설명했지만, 필자가 본문에 옮기기에는 긴 내용이다. 필자가 정리한 한 줄 요약은 다음과 같다.

‘스스로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내 전공 관련 업무만 할 수 있는건 아니다. 사회가 변해가며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명함에 ph.D가 박혀있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마주한 문제를 밝히고 해결방법을 제시해야할 것이다.

나는 준비가 되어있는가? 라는 질문에 당당히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아니라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면 된다. 대학원은 그런 고민을 하라고 있는 곳이다.

2. 나는 대학원 생활을 잘해나가고 있는건지

내가 적을 두고 있는 대학원의 졸업요건은 아래와 같다

  • SCI 논문 1편
  • 영어성적
  • 학회발표건수
  • 졸업시험
  • 학점

나는 SCI 논문을 제외한 모든 요건을 충족하였고, SCI 논문만이 남았다. 논문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꽤나 불편하다. 주변의 뛰어난 친구들을 보며 열등감에 시달리기도 하고 내 연구분야의 탓으로 돌리며 정신승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힘든건 지난 대학원 생활에 대한 후회와 남은 대학원 생활에 대한 염려다. 나는 내 대학원 생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나의 지난 대학원 생활은 틈새를 찾는 활동의 연속이었다.

논문을 잘 쓸 수 있을거 같지 않았다. 그래도 프로그래밍은 썩 해나갈 수 있을거 같았다. 랩실에서는 MATLAB 이외의 SW언어와 프로그래밍 중심의 연구과정에 관심이 없었다. 나는 1년 뒤 랩실 내 독보적인 코딩쟁이가 되었고 3년 뒤에는 개발자로 일하게 되었다.

얼마나 수학적 모델이 복잡한지를 뽐내는 연구제안서는 지루했다. 그래도 비즈니스 모델을 부각한 사업제안서를 쓰고 경쟁PT를 통해 연구비를 따오는 과정은 짜릿했다. 최적화 방법의 개선으로 얻은 몇 %의 효율향상보다는 실제 사업체의 투자 의사결정이 더 많은 현상을 설명했다. 논문보다 캐쉬플로우를 따라가다 보다보니 어느 순간 전략기획팀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시 돌아온 대학원에서 나는 어느 방향을 잡아야하는가? 저자는 아주 깊게 파고 들어가는 방법을 권한다. 각자가 흥미있는 분야에서 자기가 잘하는 방법을 이용해서 아주 깊게 파고 들어가는거다. 책도 논문도 검색되지 않는 영역까지

흔히 파인만의 문제해결방법이라고 하지만 노벨물리학상의 머리 겔만이 말한 것으로 알려진 방법을 유념하자

  1. 문제를 쓴다 write down the problem
  2. 진짜 열심히 생각한다 think very hard
  3. 답을 쓴다 write down the answer

박사가 되려면 내 문제를 찾아야한다. 그리고 참신하고 합리적이며 위력적인 해결방법을 찾아내야한다. 그걸 논문에 적어내면 되지 않을까

지금은 이렇게 소결론을 내리고 남은 대학원 생활에 적용해보자.